안녕하세요.
인쇄물이 아직도 유효하다고 믿는 사람,
하오디자인 김은혜 디자이너입니다.
그게 이번 팜플렛제작 결과물이었어요.
순간 괜히 설명을 더 하게 됐고,
그때 화면은 스쳐도 종이는 한 번 더 보게 된다는 걸 느꼈어요.
만지게 되고, 펼쳐보게 되고,
결국 한 번은 읽게 되는구나 하고요.

이번 작업을 하면서 계속 생각하게 됐어요.
요즘 다들 디지털, 온라인 이야기하는데
왜 오프라인에서는 실물이 더 눈에 들어올까?
팜플렛제작을 하면서 저는
왜 종이가 더 중요해졌을까 스스로 묻게 됐어요.

저희는 인쇄물 디자인을 중심으로 작업하고 있어요.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내부에서 같이 풀어가다 보니
매체 자체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돼요.
이번 팜플렛제작도 그냥 행사장에서
나눠주는 홍보물로 만들고 싶진 않았어요.
브랜드의 분위기를 한 장에 담아보고 싶었어요.
온라인이 워낙 강한 시대라서,
오히려 종이로 해야 하는 이유를 더 또렷하게 잡고 싶었어요.

의뢰 주신 곳은
반려동물 굿즈를 제작하는 업종이었어요.
행사 참여도 활발하고,
현장에서 고객을 많이 만나고 있었어요.
그런데 막상 브랜드를 한 번에
설명해줄 수단이 없다고 하셨어요.

SNS는 잘 운영 중이었지만,
행사 끝나고 나면 기억으로 남는 게 약하다고 느끼셨대요.
그래서 팜플렛제작을 통해
브랜드 소개와 제품 정보, 체험 사진을
정리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그냥 나눠주는 종이가 아니라,
한 번 더 펼쳐보게 되는 인쇄물이 목표였어요.

저는 먼저 행사 환경을 살펴봤어요.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고,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오가는 구조였어요.
그래서 디자인은 복잡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팜플렛제작 방향을 잡으면서
캐릭터를 전면에 배치했고,
컬러 대비를 조금 분명하게 줬어요.
멀리서도 눈에 띄도록 구성하면서도,
정보는 욕심내지 않고 핵심 위주로만 정리했어요.
행사장에서는 길게 읽히기보다는,
짧게라도 또렷하게 남는 게 중요하다고 봤어요.

이번 프로젝트에서
제일 오래 붙잡고 있었던 건 사실 종이였어요.
눈에 보이는 그래픽보다 손에 잡히는 감각이
더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거든요.
팜플렛제작에서 종이는
그냥 배경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너무 얇으면 가볍고 쉽게 접혀서
‘보고 버려도 되겠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요.
반대로 너무 두꺼우면
부담스럽고 행사장에서 들고 다니기 불편할 수 있고요.
그래서 적당히 탄탄하면서
컬러가 선명하게 살아나는 재질로 결정했어요.

디자인 컨셉은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유쾌한 분위기로 잡았어요.
행사장에서 처음 마주했을 때
부담 없이 다가올 수 있는 인상을 주고 싶었거든요.
캐릭터가 강점이 있는 브랜드라
그 부분을 충분히 살렸어요.
대신 사진은 실제 체험 장면 위주로 구성해서,
사람들이 제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한눈에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하고 싶었어요.

팜플렛제작하면서 색감도 종이에 맞춰 다시 조정했고,
화면에서 보던 쨍한 톤은 인쇄에서는
조금 과해 보일 수 있겠다고 느꼈어요.
화면에서 예쁜 색이 인쇄에서
그대로 나오진 않아서 테스트를 몇 번 거쳤어요.
이런 과정이 번거롭지만,
결과물 차이는 분명히 생기더라고요.

행사 이후 추가 문의가 조금씩 늘었고,
집에 가서 한 번 더 펼쳐봤다는 이야기도 전해 들었어요.
바로 반응이 오는 매체라기보다,
시간을 두고 남는 방식이라고 느꼈어요.
디지털이 너무 익숙한 시대라서
오히려 종이의 촉감이 더 선명하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저도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종이를 다시 믿어보게 됐어요.